
네모난 화면 속에서 상대방의 얼굴을 보던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이제는 상대방이 바로 내 옆에 있는 것처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 쉬고 교감하는 새로운 소통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바로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 기술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혁신적인 변화의 시작입니다.
기존의 화상 회의는 2차원 화면에 갇힌 소통 방식으로, 미묘한 표정이나 몸짓, 그리고 함께 있다는 ‘공존감’을 전달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간 컴퓨팅은 디지털 아바타와 가상 공간을 활용해 이러한 물리적, 감각적 장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이제는 화면 너머의 동료와 같은 가상 테이블에 둘러앉아 3D 모델을 함께 조작하고, 멀리 사는 친구와 내 거실에서 보드게임을 즐기는 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Apple Vision Pro의 페르소나: 단순한 아바타를 넘어선 '디지털 현존감'

Apple Vision Pro가 제시하는 ‘페르소나(Persona)’ 기능은 공간 컴퓨팅 시대의 소통이 어떤 모습일지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페르소나는 사용자의 얼굴, 표정, 손짓을 실시간으로 스캔하여 만드는 극사실적인 디지털 아바타를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한 3D 캐릭터를 넘어, 사용자의 정체성을 담은 ‘디지털 대리인’으로서 가상 공간에서 활동하게 됩니다.
제가 처음 Vision Pro를 통해 페르소나로 FaceTime 통화를 경험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기존의 화상 통화가 네모난 ‘창문’을 통해 상대를 엿보는 느낌이었다면, 페르소나 통화는 상대방이 내 공간에 실제로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공간 페르소나(Spatial Persona)’ 기능을 활성화하자, 상대방의 페르소나가 2D 타일에서 벗어나 내 거실 소파 맞은편에 입체적인 상반신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함께 영화를 볼 때, 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앉은 친구 페르소나의 반응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친구가 웃으면 페르소나도 자연스럽게 미소 지었고, 놀라는 장면에서는 눈이 커지는 등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실시간으로 반영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화면 공유와는 차원이 다른 경험으로, 진정한 의미의 ‘함께 있음’, 즉 공존감(Co-presence)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 구분 | 기존 화상 통화 | Apple 공간 페르소나 통화 |
|---|---|---|
| 표현 방식 | 2D 사각 프레임 속 영상 | 3D 입체 아바타가 내 공간에 존재 |
| 상호작용 | 화면 공유, 채팅 | 공유 콘텐츠(영화, 게임) 동시 조작 및 시청 |
| 시선 처리 | 카메라가 아닌 화면을 보므로 시선이 어긋남 | 시선 추적 기술로 자연스러운 눈 맞춤 가능 |
| 핵심 경험 | 정보 전달 (Representation) | 감정 공유 및 공존감 (Presence) |



Microsoft Mesh: 산업 현장을 혁신하는 '공간 협업' 플랫폼

Apple이 개인의 소통 경험에 집중했다면, Microsoft는 기업의 생산성과 협업 방식을 혁신하는 데 공간 컴퓨팅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Microsoft Mesh’ 플랫폼입니다. Mesh는 지리적으로 분산된 팀원들이 하나의 가상 공간에 모여 마치 같은 사무실에 있는 것처럼 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혼합현실(MR) 플랫폼입니다.
Mesh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업무 환경과의 뛰어난 연동성입니다. 사용자들은 Microsoft Teams 회의에 자신의 아바타로 참여하거나, 클릭 한 번으로 몰입형 3D 가상 회의실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PC는 물론 Meta Quest와 같은 VR 헤드셋으로도 접속이 가능해 접근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신입사원 온보딩, 전사 타운홀 미팅, 팀 빌딩 이벤트 등을 훨씬 더 몰입감 있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조, 설계, 의료 분야에서 Mesh의 잠재력은 무한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설계팀이 가상 쇼룸에 모여 3D 자동차 모델을 실제 크기로 불러내 디자인을 검토하고 부품을 분해, 조립하며 의견을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장의 기술자가 HoloLens 2를 착용하고 원격 전문가를 가상으로 호출하면, 전문가는 기술자의 시야를 공유받으며 문제 지점에 3D 화살표나 메모를 직접 띄워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Microsoft는 ‘홀로포테이션(Holoportation)’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모습을 사실적인 3D 홀로그램으로 전송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아바타를 넘어 실제 모습 그대로 원격 회의에 참여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Microsoft Mesh 공식 페이지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간 컴퓨팅 소통 방식의 명과 암: 우리가 마주할 미래

이처럼 공간 컴퓨팅 이 제시하는 새로운 소통 방식은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인간관계와 협업의 질을 한 차원 높일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All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공간 컴퓨팅 시장은 2024년 1354억 달러에서 연평균 22.6% 성장하여 2034년에는 1조 6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될 만큼 그 기대감은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밝은 미래 이면에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합니다. 우선, 아직은 어색하게 느껴지는 아바타의 모습,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은 기술이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또한, 수백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기기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정보 격차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무엇보다 심각하게 다루어져야 할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 입니다. 공간 컴퓨팅 기기는 사용자의 시선, 표정, 손짓은 물론이고 사용자가 머무는 공간의 구조까지 데이터로 수집합니다. 이 민감한 정보가 어떻게 저장되고 활용되는지에 대한 강력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는 전례 없는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구분 | 기대 효과 (Bright Side) | 해결 과제 (Dark Side) |
|---|---|---|
| 사회/문화 | • 원격 소통의 질 향상 및 유대감 강화 • 지리적 장벽 해소 |
• 불쾌한 골짜기 현상 • 디지털 격차 심화 • 가상 세계 중독 및 사회적 고립 |
| 산업/경제 | • 원격 협업 효율성 극대화 • 출장 비용 등 물리적 비용 절감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
• 높은 초기 도입 비용 • 플랫폼 종속성 문제 |
| 기술/보안 | • 현실과 가상의 완벽한 통합 •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 제공 |
• 개인정보(시선, 공간) 수집 및 보호 문제 • 데이터 해킹 및 보안 위협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공간 컴퓨팅과 메타버스는 같은 개념인가요? A: 다릅니다. 메타버스가 ‘가상 세계’라는 공간 자체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라면, 공간 컴퓨팅은 현실 공간에 디지털 정보를 통합하고 상호작용하는 ‘기술 방식’에 초점을 맞춘 더 넓은 개념입니다. 공간 컴퓨팅 기술을 통해 메타버스에 접속할 수 있으므로, 공간 컴퓨팅이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Q2: Apple 페르소나를 만들려면 꼭 Vision Pro가 필요한가요? A: 네,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 페르소나는 Vision Pro에 탑재된 TrueDepth 카메라와 다양한 센서, 그리고 강력한 신경망 프로세서를 통해 사용자의 얼굴과 표정을 정밀하게 스캔하여 생성됩니다. 따라서 페르소나를 생성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Apple Vision Pro 기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Q3: Microsoft Mesh는 개인도 사용할 수 있나요? A: Microsoft Mesh는 기본적으로 기업용(Enterprise) 솔루션으로 설계되었지만, Microsoft Teams를 통해 일부 기능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Teams에서 아바타를 설정하고 몰입형 공간(Immersive Space)에 참여하는 기능은 특정 라이선스를 구독한 개인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Microsoft Teams 플랜 을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Q4: 홀로포테이션 기술은 지금 바로 사용할 수 있나요? A: 아니요, 아직은 연구 개발 단계에 있는 미래 기술입니다. Microsoft는 Mesh의 궁극적인 비전으로 홀로포테이션을 제시하고 있지만, 일반 사용자가 상용화된 서비스로 이용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과 기술 발전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아바타를 통한 소통이 주요 방식입니다.
Q5: 공간 컴퓨팅 소통 시 가장 큰 우려는 무엇인가요? A: 기술적인 문제나 비용보다 더 근본적인 우려는 단연 ‘개인정보 보호’입니다. 기기는 나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내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 심지어 내 방의 구조는 어떤지 실시간으로 파악합니다. 이 데이터가 기업의 서버에 저장되고 분석될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한 사생활 침해와 데이터 악용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가장 중요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